본문 바로가기
마음의 쉼표

부러움을 잘게 나눠 보면

읽는 시간 약 2분

부러움은 이상할 만큼 구체적이다.

막연히 남이 잘되는 것이 싫은 마음과는 다르다. 부러움은 꼭 어떤 장면에 붙어서 온다. 자기 전에 넘겨 본 화면 속 누군가의 이직 소식, 새로 이사한 집 창밖으로 보이는 강, 몇 달째 이어지는 달리기 기록. 화면을 끄면 방 안에는 개지 않은 빨래와 내일 마감인 일이 그대로 있다.

이 비교가 늘 지는 쪽으로 끝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남에 대해서는 고르고 고른 한 장면만 알고, 자신에 대해서는 지루한 오후와 망설임까지 전부 안다. 아는 양이 다른 두 사람을 한 저울에 올리니 결과는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 '비교하지 말자'는 말이 옳은데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은, 화면을 보는 동안 비교가 저절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도 부러움은 감정이면서 동시에 정보이기도 하다. 무엇이 부러웠는지를 조금만 잘게 나누면, 지금 원하는 것이 꽤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직 소식이 부러웠다면 그 안에서 정확히 무엇이었을까. 연봉일 수도 있고, 새로운 일을 배울 기회일 수도 있고, 망설이던 결정을 끝내 내렸다는 사실일 수도 있다. 달리기 기록이 부러웠다면 숫자보다 몇 달 동안 무언가를 이어 갔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 것일지 모른다. 나눠 보면 부러움은 대개 그 사람의 삶 전체가 아니라 한두 조각을 향하고 있다.

반대의 발견도 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넓은 거실 사진 앞에서 마음이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지금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부러워해야 할 것 같아서 부러워하던 목록에서 한 줄이 빠진다. 이것도 정보다.

부러움이 가리키는 쪽은 시간이 지나면 바뀌기도 한다. 스무 살 무렵에는 누군가의 여행 사진 앞에서 오래 머물던 마음이, 어느 해부터는 같은 사진을 그냥 넘기고 그 사람이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난다는 이야기 앞에서 멈춘다. 그 사이에 무엇이 채워지고 무엇이 비었는지는, 부러움의 목록이 먼저 알고 있는 셈이다.

오늘 밤 화면 속에서 마음이 멈춘 장면은, 몇 해 뒤에도 같은 자리에서 마음을 멈추게 할까.

생각해 볼 질문

부러웠던 그 사람의 삶에서 딱 하나만 가져올 수 있다면, 무엇을 고르겠어요?

고른 것이 물건인지, 시간인지, 태도인지 나눠 보면 다음 걸음이 조금 더 분명해집니다.

마음의 쉼표의 다른 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