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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쉼표

답장이 오지 않는 세 시간

읽는 시간 약 2분

메시지 옆의 숫자 1이 사라진 것은 세 시간 전이다. 읽었다는 뜻이다. 그 뒤로는 아무것도 오지 않았다.

처음 한 시간은 별생각이 없다. 바쁘겠지. 두 시간째부터는 대화방을 다시 열어 보는 횟수가 늘어난다. 마지막으로 보낸 문장을 위에서부터 다시 읽고, 끝에 붙인 물음표 하나가 괜히 거슬린다. 세 시간째가 되면 빈칸에 문장이 들어차기 시작한다. 귀찮았나. 말을 잘못했나. 이제 이런 얘기는 하고 싶지 않은 건가.

이상한 것은 그 빈칸에 들어가는 문장이 사람마다 대개 정해져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를 귀찮은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의 빈칸에는 '귀찮았나'가 먼저 들어가고, 실수를 오래 곱씹는 사람의 빈칸에는 '말을 잘못했나'가 들어간다. 답장이 없는 상태에는 정보가 거의 없다. 상대가 메시지를 열었다는 사실 하나뿐이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재료는 상대에게서 온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쪽이 원래 품고 있던 걱정이다.

늦은 답장이 알려 주는 것은 상대의 마음보다 이쪽 걱정의 모양일 때가 많다.

그 걱정은 '좋게 생각하자'는 다짐으로는 잘 지워지지 않는다. 다짐은 빈칸을 다시 비워 둘 뿐이고, 비워 둔 자리에는 같은 문장이 금세 돌아온다. 오히려 저쪽의 세 시간을 떠올릴 때 처음 문장이 조금 작아진다. 버스에서 알림만 열어 보고 내릴 정류장을 놓칠까 봐 휴대폰을 넣었을 수도 있다. 답장을 반쯤 쓰다가 누군가에게 불려 갔을 수도 있다. 바로 답하기 어려운 내용이라, 어떤 말로 답할지 아직 고르는 중일 수도 있다. 무엇이 맞는지는 여전히 모른다. 다만 처음의 해석이 여러 가능성 가운데 하나로 줄어든다.

물론 기다리기만 해서는 끝나지 않는 일도 있다. 금요일까지 정해야 하는 일정이라면 언젠가는 다시 물어야 한다. 그때 꺼내는 첫 문장이 서운함에서 시작하는지, 필요한 사실에서 시작하는지에 따라 상대가 받는 무게가 달라진다는 것쯤은 기다리는 사람도 안다. 알면서도 첫 문장이 '많이 바쁘셨나 봐요'로 시작되는 날이 있다.

그렇게 물어도 끝내 이유를 듣지 못할 때가 있다. 답은 오는데, 왜 늦었는지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그 세 시간 동안 빈칸에 무엇이 들어가 있었는지는 기다린 사람만 안다.

생각해 볼 질문

답장을 기다리는 동안, 빈칸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문장은 무엇인가요?

그 문장이 다른 상황에서도 자주 떠오르는 문장인지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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