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이 강할수록 확인할 것이 많습니다
의심스러운 소식은 오히려 덜 위험합니다. 이미 의심하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반대쪽입니다. 단톡방에 '이거 꼭 보세요'라는 말과 함께, 한참을 내려야 끝나는 긴 글이 올라옵니다. 읽어 보니 그럴듯하고, 무엇보다 평소 내가 하던 생각과 딱 맞아떨어집니다. 이럴 때 손가락이 가장 빨라집니다. 다른 방에도 옮기고 싶고, 가족에게도 알려 주고 싶습니다. 보낸 사람이 믿을 만한 지인이라는 점도 한몫합니다. 그 사람이 확인했겠거니 싶지만, 그 사람 역시 다른 누군가에게 받은 그대로 옮겼을 수 있습니다.
내 생각과 다른 소식은 저절로 의심하게 되지만, 내 생각과 같은 소식에는 의심할 이유를 찾지 않습니다. 확인이 가장 필요한 순간이 내용이 마음에 쏙 들 때인 까닭입니다. 확신이 강할수록 확인할 것이 많아집니다.
전달 버튼을 누르기 전에 볼 것은 많지 않습니다.
- 출처: 누가 처음 쓴 글인지 적혀 있나요? '아는 사람이 그러는데'처럼 이름 없는 출처라면 일단 멈춥니다.
- 날짜: 언제 일인가요? 몇 해 전 소식이 오늘 일처럼 다시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날짜가 없다면 그것부터가 확인할 거리입니다.
- 원문: 캡처나 요약이 아니라 원래의 글이나 발표를 찾을 수 있나요? 요약은 옮겨질 때마다 조금씩 세지고, 단서와 조건은 조금씩 사라집니다.
확인이 안 되면 보내지 않으면 됩니다. 그래도 꼭 알리고 싶다면 '아직 확인은 못 했어요'라고 한 줄 덧붙입니다. 그 한 줄이 받는 사람에게 스스로 판단할 자리를 남깁니다.
이미 보낸 뒤에야 틀린 소식이었다는 걸 알게 될 때도 있습니다. 슬쩍 넘어가고 싶어지지만, 같은 방에 “아까 보낸 글은 몇 해 전 이야기였어요. 지금과는 다르네요”라고 짧게 남기는 편이 낫습니다. 정정은 민망합니다. 그래도 정정할 줄 아는 사람이 다음에 보내는 소식은 조금 더 믿을 만해집니다.
확인하는 일은 상대를 의심하는 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읽을 수도 있습니다. 받는 사람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재료를 정직하게 건네는 일, 그러니까 상대의 판단을 존중하는 방식이라고 말입니다. 같은 3분이 의심으로 읽힐지 존중으로 읽힐지는, 아마 그 3분 뒤에 무엇을 보내느냐에 달려 있을 겁니다.
전달 버튼 앞에서
보내기 전 3분
- 무언가를 단톡방에 전달하고 싶어지면, 보내기 전에 3분 타이머를 맞춰 보세요.
- 그 3분 동안 출처, 날짜, 원문을 차례로 확인해 보세요.
- 하나라도 확인이 안 되면 보내지 않거나, '아직 확인은 못 했어요'를 한 줄 덧붙여 보세요.
생각해 볼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