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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한 문장

알람을 끈 다음 5분

읽는 시간 약 1분

아침의 첫 회의는 알람을 끈 순간, 초대장도 없이 시작돼요.

알람을 끄는 데는 1초면 되는데, 엄지는 그 1초가 끝나기도 전에 다음 화면으로 내려가 있어요.

서른일곱 개 쌓인 단체방 메시지, 오늘 도착한다는 택배, 자정에 끝난다는 쿠폰, 누군가 새벽에 보낸 업무 메일 미리보기. 아직 이불 밖으로 발도 안 내밀었는데 머릿속 할 일은 벌써 네 개가 됐어요.

그런데 그 네 개 중에 내가 고른 건 하나도 없어요. 메시지를 보낸 사람, 알림을 켜 둔 회사, 밤늦게 메일을 쓴 동료가 각자 자기 순서대로 내 아침에 줄을 선 거죠. 하루의 첫 질문을 남이 던지면 오전은 대개 그 질문에 답하다가 지나가요. 내가 오늘 하려던 일은 그 줄의 맨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고요.

그렇다고 '아침엔 휴대폰 금지' 같은 결심은 사흘을 넘기기 어려워요. 알람도 휴대폰이고, 날씨도 버스 도착 시간도 거기 있으니까요. 그래서 범위를 확 줄여 봐요. 아침 전체가 아니라 알람을 끈 뒤 딱 5분만요.

5분은 답장이 늦어서 누가 곤란해지기엔 짧고, 내 쪽에서 하루의 첫 장면을 고르기엔 충분한 시간이에요. 그 5분엔 머리보다 손을 쓰는 일이 잘 맞아요. 창문을 열어 바깥 공기를 확인하거나, 물 한 컵을 따르거나, 이불을 반듯하게 펴는 것처럼요. 손이 바쁜 동안 머리는 오늘 꼭 할 일 하나를 먼저 꺼내 놓곤 해요.

밤사이 꼭 확인해야 하는 연락이 있다면, 그 한 사람의 메시지만 보고 화면을 다시 꺼도 돼요. 전부를 미루자는 게 아니라 순서를 내가 정하자는 거니까요.

5분 뒤에도 단체방 메시지 서른일곱 개는 그대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걔네는 원래 기다리는 걸 잘하거든요.

내일 아침 한 가지

알람 다음 5분은 손으로

  1. 알람을 끈 뒤 5분 동안은 창문 열기, 물 한 컵, 이불 펴기 중 하나만 해 보세요.
  2. 그다음 휴대폰을 열 때는 알림보다 오늘 꼭 할 일 하나를 먼저 떠올려 보세요.

생각해 볼 질문

오늘 아침 처음 본 알림은 누구의 용건이었나요?

떠오르는 대로 한 줄이면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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